신명숙 | 유페이퍼 | 7,000원 구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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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2-10-31
두발로 걷는 행위는 내 인생 교과서와 같다. 걸으면서 덜어내고, 얻어내고, 걸으면서 나는 살아난다.
걷겠다는 의지 하나와 한 켤레 신발로 탈것을 타지 않고 걸어가는 도보를 사랑한다. 제주올레에서는 오래 걷다가 “걷고 있다”는 생각만으로 머릿속이 아득 할 때마다 바다만을 보며 지칠 때까지 '물멍' 에 빠져도 보았다.
걸을까, 오늘은 관둘까 반생을 걸어도 그 때마다 갈등은 온다. 일상의 걷기가 뭐?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이어서 그냥 걷는다.
내 느낌과 어디로 가서 어디를 거쳐 올까하는 유턴만이 있을 뿐이다. 끝까지 걸어보아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.
자연의 암석이 휘는 습곡작용과 풍화작용을 거쳐내야 만 빼어난 경치의 현재를 갖추듯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버티고..